아이들이 잠든 뒤 돌아본 남매의 하루
밤이 깊어 아이들의 숨소리만 방 안을 채울 때면, 비로소 부모로서의 하루를 되돌아보는 정적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낮 동안은 아이들의 에너지를 감당하고 수많은 잔소리와 정돈되지 않은 일상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아이들이 무방비하게 잠든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지곤 합니다.
오늘 하루도 남매의 일상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시끌벅적한 소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시작된 장난감 차지하기 육탄전, 서로 먼저 씻겠다며 욕실 앞에서 벌인 작은 아웅다웅,
그리고 좋아하는 반찬을 조금 더 먹겠다고 티격태격하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당시에는 "얘들아, 제발 그만좀 해!"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한숨을 쉬며 중재하기 바빴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긁는 말투에 마음이 쓰리고, 왜 이렇게 매번 싸워야만 할까 싶어 부모로서 진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소란스러운 순간들 사이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던 순간들도 가득했습니다.
오후에 둘이 머리를 맞대고 블록을 쌓으며 까르르 웃던 소리, 오빠가 만든 레고로봇을 동생이 실수로 망가뜨렸을 때
화를 내려다가도 동생의 미안한 표정에 못 이겨 다시 같이 만들기 시작하던 순간, 그리고 간식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입가에 묻은 크림을 보고 배를 잡고 넘어지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당시에는 감정이 앞서 그저 힘들고 피곤하게만 느껴졌던 그 소란들이, 아이들이 잠든 지금 돌아보니 얼마나 소중하고
찬란한 순간들이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싸움과 화해가 반복되는 그 유치한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타인과 양보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우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편이 되어가는 과정을 몸소 겪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이 평범하고도 다채로운 남매의 일상을 마주하며, 부모로서 바라는 점은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자라나면서 서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고 때로는 의견이 다르고 서운한 날들도 많겠지만, 오늘처럼 싸우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향해 웃어줄 수 있는 단단한 우정을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어떤 풍파 앞에서도
"나에게는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내 편이 되어줄 남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서로에게 커다란 버팀목과 위로가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오늘 밤도 예쁜 꿈을 꾸며 자라는 두 아이의 이마에 가만히 손을 얹으며,
내일은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남매의 하루를 담아내리라 다짐해 봅니다.